한류열풍을 부르는 새로운 기회의 장! BTS, <기생충>, <사랑의 불시착>, <나 혼자만 레벨업> 등 다양한 콘텐츠로 세계가 한류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많은 콘텐츠가 연달아 큰 흥행을 했을까요? 즉, 디지털 시대의 「글로벌 플랫폼」이라고 하는 새로운 유통 구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문동열 콘텐츠산업 칼럼니스트와 함께 글로벌 플랫폼 시대 K-콘텐츠의 새로운 기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CJ엔터테인먼트 기생충 2020년은 한류가 새롭게 도약한 한 해였습니다. 연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4관왕에 오른 데 이어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케이팝이 세계인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흥행으로 한국 드라마 열풍이 다시 불었고, 웹툰 분야에서는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작품이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 연이어 대히트를 기록하며 케이-웹툰이라는 한류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작품들이 한류의 새 바람을 일으키는 데는 K-콘텐츠의 경쟁력이 갈수록 강해지는 것도 있지만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유통 구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늘날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콘텐츠 소비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구독형 맞춤형 영상정보서비스(VOD)라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너무 자주 접하다 보니 오히려 비구매형 VOD 서비스가 낯설어지는 상황입니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일하는 환경도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 플랫폼에 따른 콘텐츠 유통 환경의 급변입니다.
▶ KBS '겨울연가' 2000년대 초, 이른바 1차 한류시기에 국산 드라마를 수출한다는 것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해외에서 열리는 필름 마켓(영화산업 행사)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영업해야 했고 수출 계약이 이뤄졌더라도 평균적으로 회당 1,000~2,000달러 수준의 판권 가격으로 얻는 수익은 작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겨울연가가 크게 히트하면서 판권 가격도 상승하고 기대수익이 높아지자 한국 드라마의 평균 제작비도 많이 올랐습니다. 제작비가 오르면 작품의 품질도 높아지고 전체적으로 수출경쟁력도 좋아졌으며 영업도 예전보다는 잘됐지만 유통구조 자체가 사가는 쪽에 유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들어간 제작비를 따지면 수익적인 부분에서는 여전히 보잘것없는 사업이었습니다.위기와 발전을 거듭한 한류는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한국 드라마 붐을 일으키고 당시 일본 콘텐츠 유통 시장에서 DVD 대여 사업이 확대되면서 기존 방송사의 주요 고객이었던 수출 시장이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유통구조의 변화는 권리 보유자의 힘을 키웠고 이로 인해 국산 드라마의 판권 가격이 점점 상승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한국 드라마 제작자들은 해외 판매를 기본 수익으로 고려해 제작할 수 있게 됐고 이는 한국 드라마의 질적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새로 중국 시장에 한국 드라마 열풍이 불어닥쳤고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영원히 계속될 줄 알았던 한류였지만 2010년대 들어 한계가 드러나요. 쪽대본으로 상징되는 열악한 제작시스템에 새로운 시도보다는 안일한 과거의 답습에만 치중하는 나태함을 보인 것이지요. 특정 시장에 묶여 안정만 원하는 콘텐츠 유통 구조 자체가 다양화를 시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거기에 과감하게 모험을 한 제작자들의 실패 소식이 잇따르자 새로운 시도에 대한 도전은 더욱 위축되고 말았다.
한류가 주춤하는 사이 제작자들은 다시 내수로 돌아섰고 오히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유통환경 또한 급속도로 온라인화되고 VOD와 같은 2차 판권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 드라마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크게 발전했습니다. 이처럼 한국 드라마의 체력이 예전과 달리 강화되는 시기에 등장한 것이 바로 메기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의 등장입니다.본연의 경쟁력에 충실해야 기회를 살려 글로벌 유통 플랫폼의 등장은 한국 드라마 시장에 새로운 화제를 던지는 것이 우선 복잡한 지역 계약 없이 빠르게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가 쉬워졌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저작권 100%를 요구하는 정책 때문에 한국 콘텐츠를 글로벌 유통 플랫폼에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습니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봅니다. 좋은 것은 취하고 불리한 것은 개선해나간다면 글로벌 유통 플랫폼의 등장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은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으며, 이를 거스르면 새로운 시장의 주류로부터 멀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통해 성공한 K-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는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입니다. 과거를 돌아봐도 대중을 사로잡는 콘텐츠야말로 진정한 힘이자 권력이었습니다.
좋은 스토리를 발굴하고, 좋은 연기자와 양질의 제작진과 같은 제작 인프라도 향상시켜야 하며, 포말 제작사들은 판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협동조합 형태의 제작사를 구축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면 분명 지금의 글로벌 플랫폼 시대는 더 나은 콘텐츠 강국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한 K-플랫폼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지금도 많은 한국 고유의 플랫폼들이 해외 진출에 힘쓰고 있는 모습 등을 볼 때 현재의 글로벌 플랫폼 시대는 K-콘텐츠에 분명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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